권모술수 권민우로 배우는 역차별 이야기(1)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의 인기가 굉장합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다룬 드라마가 많지 않아서 특별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 변호사와 한바다즈라고 불리는 동료들의 따뜻한 일화들이 보기 좋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느 누구든 자기 편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죠. 우영우 변호사에게도 적(?)이 있습니다. 권모술수 권민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동료 변호사입니다. 

 

  권민우 변호사는 "우영우는 인맥으로 부정 취업했다.",  "우영우가 약자라는 것이 거짓말이다",  "우리는 우변에게 항상 배려만 해야 한다. 왜? 자폐인이니까."라는 말을 하면서 한껏 날을 세웁니다. 또 다른 동료 변호사인 최수연 변호사에게 화를 내듯 쏟아내죠. 최수연 변호사는 "그냥 영우를 괴롭히고 싶은거면서 정의로운 척하지 말라."고 맞받아치는데요. 권민우 변호사가 공정을 말하는 듯하지만, 오히려 공정하지 않은 것 같은 아이러니. 왜 그런 걸까요?

 

"역차별에 관하여.."

  역차별이라는 말, 한번 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역차별이란 쉽게 말해 사회적 약자에게 배려, 복지 등을 집중함으로써 상대적 강자에게 발생하는 차별을 말합니다. 권민우는 우영우가 자폐인이기 때문에 지나친 배려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비장애인들이 역으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아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죠. 과연 이것이 드라마 속 권민우만 느끼는 감정일까요?

 

  우리 사회 속에서도 이런 상황은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입시 전쟁을 치룬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근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사이에도 사회적 강자와 약자가 있습니다. 가정이 유복하여 좋은 인프라에서,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경제적으로 열악하거나 지역 인프라가 좋지 못해 공부 환경이 뒷쳐지는 아이들도 있죠. 그래서 대입 전형에는 사회 배려자 특별전형, 농어촌 특별전형 등을 만들어 두고 있죠. 이 전형의 혜택을 못 받는 학생들은 다소 억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의 성적 차이가 꽤 나기 때문이죠. 

 

  특별전형이라고 하면 다른 데서도 많습니다. 아파트값 폭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내집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파트 청약은 로또라고 불릴 정도이죠. 이 청약에도 특별 공급이 존재하죠. 신혼부부, 다자녀, 노부모부양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특별 공급 청약 자격을 줍니다. 특공을 못 받는 사람들은 정말 억울해합니다. "나도 집 한 채 구하기 힘든 사람인 것은 똑같은데, 왜 저들만 혜택을 주느냐.", "신혼부부만 가정이냐, 4050 가정들도 힘들다." 이런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사회적 약자에게 주는 특별한 혜택에 의해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며 권민우를 실컷 욕했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깊이 생각해보니 권민우는 제 또다른 모습이었던 겁니다. 그럼 저를 포함한 우리 사회 속 수많은 권민우들의 주장은 공정한 것일까요?

 

 

<포스팅이 길어져 2회로 나눕니다.>

 

2022.08.18 - [알쓸신잡] - 권모술수 권민우로 배우는 역차별 이야기(2)

권모술수 권민우로 배우는 역차별 이야기(2)